개인끼리 금을 거래하는 이유
중고 거래 앱과 커뮤니티에서 금을 주고받는 일이 늘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매장을 거치면 매입가와 판매가 사이에 폭이 생기는데, 개인끼리 하면 그 폭을 서로 나눠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는 쪽은 조금 더 받고 사는 쪽은 조금 덜 내는 구조다.
개인 거래에서 값이 더 나오는 구조
매장은 매입한 금을 다시 정련하거나 도매로 넘기는 과정을 거치고 그 비용과 시세 변동 위험을 값에 반영한다. 개인끼리는 그 단계가 없으니 매입가와 소매가 사이 어딘가에서 값을 정할 수 있다. 양쪽 다 이득으로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신 위험이 생긴다
매장이 하던 일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두 사람에게 넘어온 것이다. 진품인지 확인하고, 순도를 재고, 무게를 달고, 대금을 안전하게 주고받는 일을 이제 당사자가 해야 한다. 개인 거래 사고는 대부분 이 네 가지 중 하나가 빠졌을 때 생긴다.
첫 번째 — 진품인지 알 수 없다
사진만 보고는 금인지 도금인지 가릴 수 없다. 겉으로는 똑같고 무게감도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실물을 손에 쥐어도 눈으로는 어렵다. 진품 확인은 눈이 아니라 장비나 시약으로 하는 일이라는 것을 전제로 거래를 짜야 한다.

두 번째 — 순도를 눈으로 못 본다
각인에 18K나 750이 찍혀 있어도 실제 함량이 다른 제품이 있다. 각인은 제조사가 새긴 표시일 뿐 검증된 값이 아니다. 순도가 조금만 달라도 금액은 크게 벌어지므로, 각인을 그대로 믿고 값을 정하는 것은 위험한 출발이다.
세 번째 — 무게를 맞춰 볼 방법이 없다
파는 쪽이 알려 준 무게와 실제가 다를 수 있다. 주방 저울로는 소수점 아래가 잡히지 않아 1그램 차이가 그냥 넘어간다. 금은 그램 단위로 값이 붙기 때문에 이 작은 차이가 몇만 원이 된다. 무게는 만나서 다시 재는 것이 원칙이다.
네 번째 — 돈이 먼저냐 물건이 먼저냐
택배로 주고받을 때 가장 자주 틀어지는 지점이다. 파는 쪽은 돈을 먼저 받고 싶고 사는 쪽은 물건을 먼저 보고 싶다. 어느 한쪽이 먼저 내주면 그 순간부터 상대의 선의에만 기대게 된다. 이 문제를 푸는 장치가 있느냐가 안전한 거래인지를 가른다.
흔한 수법 — 도금 제품
금도금이나 금장 제품을 순금이라고 내놓는 경우다. GP나 GF 같은 각인이 있으면 도금이라는 뜻인데, 각인을 지우거나 사진에서 가리면 알아보기 어렵다. 값이 시세보다 크게 싸다면 이 경우를 먼저 의심해 보는 것이 맞다.

흔한 수법 — 각인만 믿게 하기
각인 부분만 확대해 찍은 사진을 보내며 순도를 보증하는 식이다. 각인은 새길 수 있는 표시이고 실제 함량과 다를 수 있다. 확대 사진 한 장으로 순도가 확인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서로 분명히 해 두는 편이 낫다.
흔한 수법 — 선입금 요구
물건을 보관해 준다거나 다른 사람이 먼저 찾는다며 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다. 금은 시세가 정해져 있어 자리를 잡아 둘 이유가 없는 물건이다. 만나기 전에 돈이 오가야 하는 구조라면 그 거래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흔한 수법 — 시세보다 크게 싼 값
그날 시세로 계산해 보면 답이 나온다. 무게와 순도를 넣어 어림 금액을 내 보고 제시된 값과 견준다. 매입가보다도 낮게 부르는 매물은 팔 이유가 없는 값이므로, 싸서 좋은 것이 아니라 왜 그 값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직접 만나서 거래할 때 정할 것
만나기 전에 무게와 순도를 어떻게 확인할지, 그 결과가 다르면 값을 어떻게 조정할지 미리 합의해 둔다. 현장에서 정하려 하면 서로 준비가 안 된 채로 실랑이가 된다. 조건을 글로 남겨 두면 나중에 근거가 된다.
만나는 장소
사람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를 고른다. 폐쇄회로 카메라가 있는 곳이면 더 낫다. 금액이 크다면 아예 금은방 근처에서 만나 확인만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확인 비용이 들더라도 금액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그 자리에서 무게를 잰다
소수점 두 자리까지 나오는 저울을 준비하거나, 저울이 있는 곳에서 만난다. 잰 무게를 서로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으로 남긴다. 미리 들은 무게와 다르면 그 자리에서 값을 다시 계산하기로 정해 두면 실랑이가 줄어든다.
순도를 확인할 방법을 미리 정한다
각인 확인, 시약 검사, 장비 검사 중 무엇으로 할지 정한다. 시약은 표면에 자국이 남을 수 있으니 파는 쪽 동의가 필요하다. 근처 금은방에서 확인만 받는 방법도 있는데, 이 경우 비용을 누가 낼지도 함께 정해 둔다.
대금은 확인 뒤에 보낸다
무게와 순도를 확인하고 값에 합의한 다음 이체하는 것이 순서다. 미리 보내 놓고 확인하는 순서는 되돌리기 어렵다. 계좌 이체는 기록이 남으므로 현금보다 낫고, 받는 사람 이름이 거래 상대와 같은지 확인한다.
안전결제가 하는 일
안전결제는 사는 쪽이 낸 돈을 중간에 잡아 두었다가 물건이 확인된 뒤에 파는 쪽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앞에서 말한 네 번째 문제, 즉 누가 먼저 내주느냐를 구조로 푸는 장치다. 수수료가 붙지만 금액이 클수록 그 값어치를 한다.

기록을 남긴다
주고받은 대화, 무게를 잰 사진, 각인 사진, 이체 내역을 모아 둔다. 문제가 생겼을 때 무엇을 어떤 조건으로 거래했는지 보여 줄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대화는 지워지지 않는 곳에서 하고, 중요한 조건은 말이 아니라 글로 주고받는다.
거래가 틀어졌을 때
물건이 설명과 다르면 우선 상대에게 알리고 반환과 환불을 요청한다. 응하지 않으면 거래 기록을 모아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 안전결제를 썼다면 확인 단계에서 멈출 수 있으므로 피해 자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확인 절차를 누가 대신해 주느냐의 문제다
개인 거래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매장이 하던 확인 절차가 빠진 거래가 위험한 것이다. 무게와 순도를 재고 대금 순서를 정하는 장치를 끼우면 개인 거래도 충분히 정리된 방식이 된다. 값을 더 받는 대신 그 절차를 챙기는 것이 조건이다.
금액이 커질수록 절차를 늘린다
몇만 원짜리 거래와 수백만 원짜리 거래에 같은 방식을 쓸 이유는 없다. 금액이 커지면 확인 단계를 하나씩 더 얹는다. 저울로 재고, 장비로 순도를 보고, 대금을 중간에 잡아 두는 식이다. 번거로움은 늘지만 그만큼 되돌릴 수 없는 손해가 줄어든다.
상대를 판단하는 기준
거래 이력과 평가가 남아 있는지, 질문에 답이 구체적인지, 확인 절차를 제안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본다. 정상적인 거래라면 확인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절차를 자꾸 건너뛰자고 하는 쪽이 있다면 그 자체가 신호다.
자주 묻는 질문
각인이 있으면 순도를 믿어도 되나요?
각인은 제조사가 새긴 표시일 뿐 검증된 값이 아닙니다. 실제 함량이 다른 제품이 있으므로 시약이나 장비로 확인하는 절차가 따로 필요합니다.
택배로 금을 주고받아도 되나요?
누가 먼저 보내느냐 문제가 그대로 남습니다. 대금을 중간에 잡아 두는 안전결제를 끼우거나, 금액이 크면 만나서 확인하고 거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세보다 훨씬 싼 매물은 왜 위험한가요?
금은 시세가 정해진 물건이라 크게 싸게 팔 이유가 드뭅니다. 도금이거나 무게·순도가 설명과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값이 싼 이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 거래가 매장보다 항상 이득인가요?
확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면 값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그 절차에 드는 시간과 비용,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입니다. 소량이라면 매장 쪽이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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